[한반도 브리핑] 한미 "북한 핵실험시 단호 대응"…그런데 시점은?
[앵커]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다시 정리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외교·안보 부처와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지성림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한미 당국은 몇 주 전부터 북한의 핵실험 준비가 사실상 끝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만 남은 상황이라고 한목소리로 얘기해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핵실험을 하지 않고 있죠.
내부적으로는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힘을 쏟는 모습인데요.
북한 시간표상 아직 핵실험 때가 아닌데 오히려 우리가 핵실험을 더 기다리는 것 같은 모양새입니다.
우선 오늘은 어떤 얘기를 나눌지, 주요 내용부터 먼저 소개해주시죠.
[기자]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3일 워싱턴DC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습니다.
한미 외교장관은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면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이 내용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자, 이렇게 한미 당국은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다고 전제하고 지속해서 경고와 압박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 정작 북한 쪽은 잠잠합니다.
몇 주, 아니 몇 달 전부터 핵실험 준비는 사실상 다 끝났다고 하는데 북한이 왜 핵실험을 안 하는지 그 배경을 좀 짚어볼까 합니다.
북한에서 지난 4월 말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의심되는 누적 발열 환자는 460만여 명으로 집계됐는데, 북한 방역 당국은 전체 환자의 99.2%나 완치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코로나 확산 상황을 잠깐 소개하고 최근 북한의 곡창지대 황해남도에서 새로운 전염병이 발생해 북한 당국에 비상이 걸렸는데, 이 내용도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이번 주 미국 워싱턴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는데, 북한 문제, 특히 북핵 문제가 최우선 정책 과제라는 데 대해 한미 당국이 의견을 같이했다고 합니다.
이번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과 관련해 어떤 사안이 중요하게 논의됐는지 소개해주시죠.
[기자]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지난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이어 양국 외교장관까지 한목소리로 북한의 도발 중단과 대화 복귀를 촉구한 겁니다.
우선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조금도 방심하지 않고 있다면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한국, 일본과 매우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모든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적절한 장단기 군사 대비태세 조정에도 준비돼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북한이 경로를 전환할 때까지, 외교와 대화에 나설 때까지 압박을 지속하고, 그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다만,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전혀 없다며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는 데 열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박진 장관은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완료했고 정치적 결단만 남은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핵실험을 포함한 북한의 도발은 한미 양국과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에 직면할 것이며 더 많은 억지력과 국제 제재, 고립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 장관은 또 한미가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조기에 재가동하기로 했다며 필요할 경우 이 협의체에서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문제도 다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확장억제전략협의체 재가동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고,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에서도 합의한 사안입니다.
박 장관은 우리 정부도 북한에 대해 전제조건 없는 대화와 좀 더 유연하고 개방된 접근법을 추구한다며 북한에 대화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을 설득하는 데서 중국이 긍정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미 외교장관은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백신 등 인도적 지원 의향을 재확인하면서 한미 지원 의사에 대한 북한의 호응을 촉구했습니다.
[앵커]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박진 장관이 말했듯이 한미 당국은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완료했다고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할 거라고 하는데, 3번 갱도 정비를 다 마쳤고 4번 갱도에서 새로운 활동이 포착됐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3번 갱도 준비가 다 끝났다면 당장 핵실험이 이뤄질 거라고 봐야 하나요?
[기자]
네, 우선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에 대해 먼저 설명드리죠.
북한의 과거 6차례의 핵실험은 모두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있는 지하갱도에서 실시됐습니다.
북한에서 부르는 공식 명칭은 '북부 핵시험장'입니다.
풍계리에는 총 4개의 갱도 입구가 있습니다.
동쪽으로 뻗은 1번 갱도는 북한의 첫 핵실험 때 사용됐지만, 방사능 오염으로 일찌감치 폐기됐습니다.
2차부터 6차까지 다섯 차례의 핵실험은 북한이 '북쪽갱'이라고 부르는 2번 갱도에서 진행됐습니다.
북한이 '남쪽갱'으로 부르는 3번 갱도와 '서쪽갱'으로 부르는 4번 갱도는 아직 사용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북한은 1차 북미정상회담 직전인 2018년 5월 말 미국 측에 성의를 보이는 차원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이미 폐기된 1번 갱도를 제외한 2번과 3번, 4번 갱도 입구를 폭파했습니다.
그때 입구를 폭파했던 3번 갱도를 북한이 이번에 복구한 겁니다.
당연히 핵실험을 하기 위해서 복구한 거죠.
그런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가 최근 풍계리 일대 위성 사진을 분석해 북한이 3번 갱도 정비를 다 끝낸 것 같다며 4번 갱도에서 새로운 '건설 활동'이 관측된다고 밝혔습니다.
새로운 동향이 포착된 지점은 지난해 큰비로 도로가 유실된 곳으로, 우리 군은 도로 복구를 위한 활동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직 갱도를 굴착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전략국제문제연구소가 4번 갱도 입구 근처에...